대항력 있는 세입자가 있는데,
인수 0원이라고요?
3줄 요약
- 서울 관악구의 다세대 한 채(2025타경102763)에 보증금 3억 1,000만원짜리 세입자가 있습니다. 전입일(2021.12.06)이 말소기준(2023.04.12 근저당권)보다 빨라 대항력이 있고, 보증금은 감정가 2억 9,700만원보다 큽니다.
- 그런데 다원경매 화면의 인수액은 0원(기본 판단)입니다. 이 보증금 채권을 넘겨받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배당받지 못한 잔액은 매수인에게 청구하지 않고 임차권등기도 말소한다”는 특별매각조건으로 매각되기 때문입니다.
- 조건은 확정이 아니라 조건입니다. 빠지면 최저가 낙찰 기준 약 1억 5,382만원이 낙찰자 몫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HUG가 보증기관으로 참여한 진행 물건 4,490건 중 400건(8.9%)은 명세서에 포기 문구가 아예 없습니다.
경매 목록에서 이 물건을 처음 보면 손이 멈춥니다. 감정가 2억 9,700만원짜리 집에 보증금 3억 1,000만원, 그것도 대항력 있는 세입자. 집값보다 보증금이 큽니다. 상식대로라면 낙찰자는 낙찰대금을 내고도 보증금 일부를 더 떠안아야 합니다. 그런데 다원경매 화면은 이 집의 인수 보증금을 0원이라고 적습니다. 계산 실수일까요, 아니면 무언가가 있는 걸까요? 오늘은 이 집 한 채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1 이 집, 어떤 물건인가요?
숫자부터 이상합니다. 보증금(3억 1,000만원)이 감정가(2억 9,700만원)보다 1,300만원 많습니다. 그리고 네 번 유찰됐는데 최저가는 감정가의 64%입니다. 이 사건은 유찰될 때마다 최저가가 20%씩 내려가니, 네 번이면 40%대여야 맞습니다. 기일내역을 펼쳐 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2회차가 유찰된 다음 날인 2026년 6월 26일, 법원 문건접수내역에 확약서가 들어옵니다. 그리고 다음 기일의 최저가는 감정가 그대로 다시 출발했습니다. 두 일이 하루 차이로 붙어 있다는 것까지는 기록이 보여 줍니다. 그 뒤로도 이 집은 두 번 더 유찰됐습니다.
그 확약서에는 무엇이 적혀 있었을까요? 그 전에, 확약이 없었다면 낙찰자가 얼마를 떠안는 집인지부터 계산해 보겠습니다.
2 원래대로라면, 낙찰자는 얼마를 떠안나요?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다음 날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이 ‘제삼자’에 낙찰자도 들어갑니다. 말소기준보다 먼저 전입한 세입자는 집주인이 낙찰자로 바뀌어도 “보증금을 받기 전엔 못 나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원경매 화면의 임차인 표가 이 사람에게 ‘대항력 있음(주의)’을 붙인 이유입니다.
그럼 대항력 있는 보증금 3억 1,000만원이 통째로 낙찰자 몫일까요? 아닙니다. 세입자는 먼저 배당에서 받고, 낙찰자에게 넘어오는 것은 못 받은 나머지입니다. 법은 이렇게 적습니다.
“임차권은 임차주택에 대하여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가 행하여진 경우에는 그 임차주택의 경락에 따라 소멸한다. 다만, 보증금이 모두 변제되지 아니한, 대항력이 있는 임차권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래서 배당을 계산해야 합니다. 최저가 1억 9,008만원에 낙찰된다고 가정하면 —
배당 순서가 이렇게 된 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2025년에 들어온 세입자는 보증금이 3,000만원이라 소액임차인입니다. 소액임차인은 보증금 중 일정액을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먼저 받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제1항). 그 기준은 전입일이 아니라 말소기준(2023.04.12) 시점의 서울 기준표 — 보증금 1억 6,500만원 이하·최우선 5,500만원까지 — 이고, 3,000만원은 그 안에 듭니다.
남는 돈은 153,819,178원, 약 1억 5,382만원. 원칙대로라면 이 돈이 낙찰자 몫입니다. 그런데 다원경매 화면은 왜 이 1억 5,382만원을 0원이라고 할까요?
3 그런데 왜 0원이라고 하나요?
「- 특별매각조건: 채권자는 매수인에 대해 배당받지 못하는 잔액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권을 포기하고, 임차권등기를 말소하는 것을 조건으로 매각」
「임차인 및 임차보증금반환채권승계인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매수인에 대한 대항력 포기조건 매각」
풀어 쓰면 이렇습니다. “배당에서 못 받는 보증금이 있더라도 낙찰자에게는 달라고 하지 않겠다. 남아 있는 임차권등기도 지우겠다.” 그리고 그 약속을 한 쪽이 주택도시보증공사입니다. 명세서는 이 기관을 ‘임차보증금반환채권승계인’, 즉 세입자의 보증금 채권을 넘겨받은 쪽으로 적고 있습니다.
왜 기관이 스스로 권리를 내려놓을까요? 기관에게 이 집은 살 집이 아니라 배당으로 돈을 회수할 대상입니다. 낙찰자가 1억 5천만원 넘게 떠안아야 하는 집이라면 입찰자가 줄고, 회수도 늦어집니다. “남는 건 청구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그 문을 여는 방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법원은 최저매각가격 외의 매각조건을 이해관계인의 합의에 따라 바꾸거나 직권으로 새로 정할 수 있고(민사집행법 제110조·제111조), 이 사건에선 그 결과가 명세서에 ‘특별매각조건’으로 적혀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등장하는 사건은 다 이렇게 0원일까요?
4 HUG가 등장하면 다 0원인가요?
공시자료(명세서 비고·물건비고·임차인 표 등)에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적힌 진행 물건은 4,762건입니다. 이 물건들의 명세서 문구를 다원경매 상세 화면과 같은 판정 기준으로 다시 읽었더니, HUG가 보증기관으로 참여한 사건(세입자 보증금 채권 승계·배당요구 등)은 4,490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결과가 둘로 갈렸습니다.
열에 아홉은 포기 문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HUG 물건 = 인수 0원’이라는 공식이 생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400건, 열에 하나 꼴은 그 공식이 맞지 않습니다. 판단 근거는 기관 이름이 아니라 명세서에 적힌 포기 문장뿐입니다.
그렇다면 포기 문장을 찾았으면 이제 안심해도 될까요?
5 조건이 적혀 있으면 이제 안심해도 되나요?
왜 이게 중요할까요? 특별매각조건은 매각기일 전에 바뀌거나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원경매 화면은 0원을 ‘확정’이 아니라 ‘기본 판단’이라고 부르고, 바로 옆에 ‘조건이 없었다면’을 붙여 둡니다. 그럼 조건이 빠지면 낙찰자 부담은 정확히 얼마일까요? 답은 낙찰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여기서 한 가지가 보입니다. 조건이 빠진 상태라면 최저가로 낙찰받든(1억 9,008만원 + 1억 5,382만원 ≈ 3억 4,390만원) 감정가로 낙찰받든(2억 9,700만원 + 4,743만원 ≈ 3억 4,443만원) 낙찰자가 치르는 돈은 3억 4천만원대로 거의 같아집니다. 낙찰가를 낮게 써도, 덜 낸 만큼이 보증금으로 다시 나가는 구조입니다(취득세·명도비는 별도). ‘최저가가 싸다’는 판단은 조건이 그대로일 때만 성립한다는 뜻입니다.
이 조건, 입찰 전에 법원 공시자료에서 확인할 네 가지
- 매각기일 직전 매각물건명세서 최신본에 위 두 문장(반환청구권 포기·임차권등기 말소 / 대항력 포기조건 매각)이 그대로 있는가
- 문건접수내역에 확약서(2026.06.26) 이후 철회·매각조건 변경 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는가
- 조건 대상이 그 임차권 하나인가 — 확약을 내지 않은 다른 대항력 임차인이 같은 집에 없는가(이 사건의 다른 임차인은 말소기준 뒤 전입)
- 명세서 ‘매각으로 소멸되지 아니하는 것’ 란 — 임차권 말고 낙찰자가 떠안는 권리가 적혀 있지 않은가(이 사건은 기재 없음)
이렇게 조건이 붙은 물건, 시장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팔릴까요?
6 시장은 이런 물건에 얼마를 쓰나요?
포기 문구가 없는 HUG 물건은 평균 유찰이 3.84회로 가장 많고, 최저가율 중앙값도 49%로 다른 두 묶음(70%)보다 낮습니다. 대항력 있는 보증금이 그대로 남는 물건을 시장이 멀리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포기 문구가 있는 물건도 대조군보다는 유찰이 조금 많습니다(2.69회 대 2.21회) — ‘조건부 0원’을 끝까지 믿지 못하는 입찰자도 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숫자가 말해 주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같은 HUG 물건이라도 포기 문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시장의 대접이 달랐습니다. 다만 이것은 인과가 아니라 나란히 놓은 비교입니다. 물건 종류(빌라·오피스텔 비중)와 지역 구성도 묶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결국, 무엇을 기억하면 될까요?
7 결국, 무엇을 기억하면 되나요?
대항력 + 못 받은 보증금 = 원칙은 낙찰자 몫
말소기준보다 앞선 전입, 그리고 배당으로 채우지 못한 나머지. 이 두 가지가 겹치면 그 차액은 낙찰자가 떠안는 것이 원칙입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0원은 ‘조건’ 덕분이고, 조건은 바뀔 수 있다
특별매각조건이 있으면 기본 판단은 0원이지만, 빠지면 이 집은 최저가 낙찰 기준 약 1억 5,382만원이 남습니다. 최신 명세서와 문건접수내역으로 조건이 그대로인지 확인한 뒤에 가격을 봅니다.
HUG가 등장해도, 포기 문구가 없으면 대항력은 그대로
보증기관이 채권을 넘겨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대항력 포기가 아닙니다. 판단 근거는 매각물건명세서에 적힌 포기·확약 문구뿐입니다.
이 글이 말하지 않는 것
- 이 사건의 낙찰 결과나 수익을 예측하지 않습니다. 매각기일(2026.10.15)의 결과와 그 뒤 절차는 이 글의 범위 밖입니다.
- 배당 금액은 추정입니다. 조세 교부청구 금액과 근저당권 채권액이 공시자료에 없어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당해세처럼 임차인보다 앞서 배당되는 돈이 있으면 임차인 배당이 줄고, 조건이 빠졌을 때 남는 보증금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 확약 이후의 변경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원경매가 수집한 문건의 기준일은 2026.07.30입니다.
- 3회차 최저가가 감정가로 다시 정해진 사유는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확약서 접수와 시점이 붙어 있다는 사실만 적었습니다.
- 통계의 ‘HUG 관련’은 공시자료 다섯 칸의 글자 검색이고, ‘포기 문구 있음/없음’은 상세 화면 판정 함수의 자동 판정입니다. 명세서 원문을 확보하지 못한 물건은 판정에서 빠졌고, 자동 판정이라 문구를 잘못 읽은 경우가 섞일 수 있습니다. 개별 물건은 반드시 원문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집계 기준 — 조건을 그대로 공개합니다자세히
DB는 상시 갱신됩니다. 아래 조건과 시점을 그대로 쓰면 같은 숫자가 나오고, 시점을 바꾸면 값이 움직입니다.
- 실행
- 2026-10-04 02:20~02:50 KST · 운영 DB 읽기 전용 조회(쓰기 0 · 법원 접속 0) · DB 서버 기준일(
current_date, UTC) 2026-10-03. 조회하는 동안 검색 기본 목록 응답을 2초마다 재서 1.5초를 넘으면 멈추도록 했습니다(초과 0회). - ‘HUG 관련’ 물건
- 다음 다섯 칸 중 한 곳이라도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적힌 물건 — 매각물건명세서 본문 · 명세서 비고 · 물건비고(부동산의 표시 하단) · 사건 요약 · 임차인 표(현행 행). 진행 4,762건. 이 사건(2025타경102763)은 명세서 본문에는 기관명이 없고 물건비고·임차인 표에만 있었습니다 — 그래서 한 칸만 보지 않았습니다.
- 포기 문구 판정
- 다원경매 상세 화면·프리미엄 리포트가 쓰는 판정 함수(
registry-evidence.js의 보증기관 점검)를 사본 없이 그대로 실행했습니다. 입력은 명세서 비고·물건비고·명세서 본문·‘소멸되지 아니하는 것’ 란·임차인 표·말소기준일입니다. ‘포기·확약 문구 있음’ = 완전 포기·일부 포기·조건부 포기로 읽힌 사건(4,090건), ‘없음’ = 승계·배당요구만 적힌 사건(400건). 문건접수내역(확약서 이후 철회 여부)은 이 집계에 넣지 않았습니다 — 상세 화면의 ‘판단 불가(문건 기준일)’ 같은 시점 판정은 빠져 있습니다. - 대조군
- 주거 5유형(아파트·빌라·오피스텔·단독·다가구) · 명세서 확보 · ‘HUG 관련’ 아님 · 다른 보증기관 표시도 없음. 진행 16,954건 · 매각 5,334건.
- 진행·매각 경계
- 진행 = 상태 ‘진행’. 매각 = 상태가 ‘진행’이 아니고 매각가가 있으며 매각일 2026-06-01 이후(실제 범위 2026-06-30~2026-10-02 — 다원경매가 실제 매각 결과를 추적하기 시작한 시점 이후). 낙찰가율 = 매각가 ÷ 감정가, 분위는 선형보간(percentile_cont).
- 조회문(요지)
- -- HUG 관련 진행 물건 select … from auction_cases c left join auction_case_details d on d.case_id = c.id left join (select distinct case_id from auction_tenants where superseded_by is null and name like '%주택도시보증공사%') t on t.case_id = c.id where c.status = 'ongoing' and ( d.spec_text like '%주택도시보증공사%' or d.spec_notice->>'gds_rmk' like '%주택도시보증공사%' or d.spec_notice->>'spec_rmk' like '%주택도시보증공사%' or c.summary like '%주택도시보증공사%' or t.case_id is not null ); -- 판정: 위 물건마다 hugCheckOf({specRmk, gdsRmk, specText, survivingRights, tenants, baseISO}) -- textType T1·T3·T4 → 포기 문구 있음 / T2 → 없음
- 개인정보
- 임차인 성명은 싣지 않았습니다. 화면 캡처 속 성명은 다원경매 화면이 가린 상태 그대로입니다.
‘대항력 있음’ 네 글자를 보고 뒤로가기를 누르기 전에, 명세서의 비고란을 한 번 더 내려 보세요. 거기에 “매수인에 대한 대항력 포기”가 적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장을 찾았다면, 이번엔 반대로 “이 조건이 지금도 그대로인가”를 물을 차례입니다. 0원과 1억 5,382만원 사이를 가르는 것은 그 질문 하나입니다.
함께 읽기 · 떠안을 보증금이 사라지는 집, 그런데 왜 아무도 안 살까요? : 같은 조건이 붙은 진행 물건 전체를 숫자로 본 글입니다. 배당 순서 자체가 궁금하다면 낙찰가는 누가 먼저 가져가나요, 임차인 보증금은 어디쯤에 있나요?를 함께 보세요.
출처
-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타경102763 매각물건명세서·기일내역·문건접수내역·물건 사진 (www.courtauction.go.kr)
- 다원경매 물건 상세 화면 — §3 매각일정·§8 임차인현황·§10 예상배당표·인수 판단·주택도시보증공사 사건 점검 카드(2026-10-04 조회 · 화면 캡처)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대항력 등)·제3조의2(보증금의 회수) 제7항·제3조의5(경매에 의한 임차권의 소멸)·제8조(보증금 중 일정액의 보호), 민사집행법 제110조(합의에 의한 매각조건의 변경)·제111조(직권에 의한 매각조건의 변경) — 국가법령정보센터 (www.law.go.kr)
- 다원경매 데이터베이스 — 진행·매각 물건과 매각물건명세서 원문·특수물건 표시 직접 집계. 집계 2026-10-04 02:20~02:50 KST(서버 기준일 2026-10-03). 조건은 위 ‘집계 기준’ 참조
- 사진 — 법원 경매정보 공개 물건 사진(다원경매 수집본). 사람·차량 번호판·문패 등 개인 식별 정보가 보이는 사진은 싣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