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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2화 「감나무 집의 낙찰자」 표지 — 담장 안쪽에 감 다섯 개가 달린 감나무가 서 있고, 왼쪽 파란 대문은 오른쪽 문짝이 아래로 처져 기둥과 벌어졌고 위쪽 경첩은 기울어진 채 나사 구멍 하나가 비어 있다. 대문 오른편에 선 사람이 한 손으로 금색 나사 한 개를 들고, 다른 손으로 귤이 담긴 종이봉투를 들고 있다.왼쪽에 파란 대문과 담장, 오른쪽 위에 감나무, 가운데에 낙찰자를 배치한 삽화다. 인물의 얼굴과 시선은 그리지 않았다.
웹소설 · 2화

감나무 집의 낙찰자

이백만 원 차이로 나를 이긴 사람은, 파란 대문 앞에서 팔백 원짜리 나사를 쥔 채 잔금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입찰표를 한 번만 썼다고 했다 — 대신 계산은 스무 번 했다고.

다원경매 편집팀 ·2026-09-05 ·3장 ·8분
1

떨어진 물건의 낙찰가는 보지 말라고들 한다. 정신 건강에 나쁘다고. 나는 그날 밤 법원 사이트에서 봤다. 1억 9,080만 원. 다음 날 아침에 한 번 더 들어가 봤다. 숫자는 밤새 자라지도 줄지도 않았다. 내 숫자만 그랬다.

내 입찰가는 1억 8,880만 원이었다. 열두 번 고친 끝에 남은 숫자. 이백만 원 차이. 그 집 마당의 감나무 한 그루 값도 안 될 돈으로 나는 졌다. 감나무 값이 얼마인지는 모른다. 그것도 조사하지 않았으니까.

그 뒤로 이 주일 동안 나는 남의 사건을 매일 들여다봤다. 헤어진 사람의 근황을 몰래 확인하는 사람처럼, 아침에 한 번 밤에 한 번. 일주일 뒤 '매각허가결정'이 떴고, 다시 일주일이 지나도 항고는 없었다. 내 사건도 아닌데 그 줄이 뜰 때마다 조금 안심했다. 왜 안심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회사에서는 아무도 내가 반차를 내고 법원에 다녀온 걸 몰랐고, 후배는 탕비실에서 또 물었다. "선배, 아직 눈 기르시는 중이죠?"
"떨어졌어. 이백만 원 차이로."
"아깝다……"
"아깝지 않아." 말해 놓고 나도 놀랐다. "그 이백만 원을 더 쓸 근거가 나한텐 없었어."
그러자 후배는 경매를 안 해 본 사람만 할 수 있는 질문을 했다. "그럼 이긴 사람은 근거가 있었대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 사람의 금액은 알았지만, 근거는 몰랐다.

토요일에 나는 다시 그 동네에 갔다. 이유를 대라면 댈 수 있다. 감나무에 감이 달렸는지 궁금했다. 진짜 이유는 후배의 질문이었다. 나보다 이백만 원을 더 쓴 사람은 그 이백만 원을 어디서 가져왔을까.

파란 대문 앞에 남자 한 명이 서 있었다. 쉰은 넘어 보였고, 귤 한 봉지를 들고 있었고, 대문 경첩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사 하나가 빠진 그 경첩을.

"거기 나사 빠졌어요." 내가 말했다.
남자가 돌아봤다. "알아요. 사 왔어요." 그는 주머니에서 나사 하나를 꺼내 보였다. 팔백 원짜리. "근데 못 조여요. 아직 제 집이 아니라서."

그때 옆집 담 너머로 할머니 얼굴이 올라왔다. "어, 저번에 왔던 총각이네. 이 양반이 그 집 받은 사람이야." 할머니는 우리 둘을 번갈아 보더니 한마디 보탰다. "둘이 싸우지 말고."

우리는 싸우지 않았다. 대신 할머니네 평상에 나란히 앉았다. 그는 대문을 세 번 두드렸는데 대답이 없었다고 했다. 나는 현황조사서의 한 줄이 떠올랐다. '폐문부재로 점유관계 확인 불가. 전입세대는 소유자 세대뿐.' 법원도 못 열었던 문이다. 낙찰자라고 열릴 리 없었다.

"잔금을 내야 제 집이에요." 그가 말했다. "허가결정이 확정됐으니 이제 법원에서 대금지급기한 통지가 오면 그 안에 잔금을 내요. 그날부터 제 집이고, 등기는 법원이 촉탁으로 넘겨 줘요. 오늘은 인사하러 왔어요. 이사 날짜를 상의하려면 얼굴부터 알아야 하니까." 그는 귤 봉지를 무릎에 올려놓았다. 낙찰받은 다음 날부터 매일 이 집 앞을 지나다녔다고 했다. 남의 집을.

2

"얼마 쓰셨는지 알아요. 1억 9,080." 내가 말했다. "저는 1억 8,880이었어요."
그가 웃었다. "그쪽이 8,880이었구나. 가운데 9,000 쓴 분이 한 명 더 있었어요. 집행관이 세 장을 차례로 읽는데, 셋이 이백만 원 안에 다 들어 있더라고요. 같은 교과서 읽은 사람들이구나 싶었어요."

나는 그 숫자들을 듣지 못했었다. 내 이름이 아니라는 것만 들었다. 머릿속이 하얘지면 귀도 같이 하얘진다는 걸 그날 알았다.

"저는 열두 번 고쳐 썼어요." 내가 고백하듯 말했다. "1억 9,200도 있었고, 1억 8,500도 있었어요."
"저는 한 번 썼어요." 그가 말했다. "대신 계산은 스무 번쯤 했어요. 계산을 여러 번 하면 숫자는 한 번만 쓰면 돼요."

그의 계산은 두 방향이었다. 위에서 내려오는 숫자와 아래에서 올라오는 숫자.

위에서 내려오는 숫자는 시세였다. 감정가 2억 8천은 일 년 전 값이었고, 그사이 근처에서 비슷한 단독주택 두 채가 팔렸다. 그는 그 두 건의 땅값을 평당으로 쪼개 이 집 대지에 곱했다. 2억 4천 언저리. "삼십 년 된 집은 값이 아니라 땅에 얹힌 덤이에요. 두 번 유찰된 건 이 집에 뭐가 있어서가 아니라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아서고요." 나는 유찰의 이유를 감나무 뿌리에서 찾던 새벽 두 시를 떠올렸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숫자는 비용이었다. 취득세와 등기 비용, 소유자에게 드릴 이사비, 도배와 장판, 잔금을 치르고 이사 들어가기까지 두 달치 대출 이자, 그리고 무슨 일이 생겨도 견딜 여유분. 보일러가 새것이라는 할머니 말씀은 그도 들었다. 그는 이걸 전부 더한 다음 시세에서 뺐다. "1억 9,500쯤 나왔어요. 그 위로는 제가 남는 게 없는 선이에요. 그 아래에서, 남들이 쓸 것 같은 동그란 숫자 위에 조금 얹었어요. 얼마를 얹을지는 그날 아침 통장 잔고가 정해 줬고요. 80만 원."

입찰 전에 은행 두 군데에도 다녀왔다고 했다. 낙찰가의 몇 퍼센트까지 잔금대출이 나오는지. "대출이 안 나오면 그건 계산이 아니라 소설이에요." 소설 같은 숫자를 열두 번 썼던 사람으로서 나는 잠자코 있었다.

"그럼 저는 이길 수 있었네요." 내가 말했다. "제 열두 번 중에 열 번이 그 위였어요."
"이길 수 있었죠. 근데 그 열 번은 계산해서 나온 숫자예요, 용기 내서 나온 숫자예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1억 9,200을 썼던 밤, 나는 계산을 한 게 아니라 결심을 했었다. 결심은 아침이면 줄어든다. 계산은 아침에도 그대로다.

"저는 팔려고 산 게 아니에요. 이 동네에서 이십 년 세 살았어요. 그래서 얼마나 싸게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까지 내도 후회 안 하느냐를 계산했어요. 남는 게 없는 선을 알고 나면 그 아래는 다 편해요. 떨어져도 편하고요. 저도 두 번 떨어졌어요." 두 번 떨어질 때마다 남의 낙찰가를 보고 자기 계산을 고쳤다고 했다. 세 번째에 숫자가 맞았다. 이백만 원 차이로.

감정가는 감정평가사의 값이고, 최저가는 법원의 값이다. 그는 자기 값을 썼다. 내 열두 개 숫자 중에 내 값은 하나도 없었다.

3

귤 봉지는 대문 안쪽 우편함 위에 올려놓았다. 봉지에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 낙찰받은 사람입니다. 나가시라는 말씀 드리러 온 게 아닙니다. 배당하고 남는 돈이 있으면 받으시는 절차부터 같이 보시죠. 그리고 전화번호. 그는 이 메모를 세 번 고쳐 썼다고 했다. 입찰표는 한 번, 메모는 세 번.

"명도는 인도명령보다 이사 날짜 합의가 먼저예요. 그래도 인도명령은 잔금 내는 날 바로 신청해 둘 거예요. 서랍에 넣어 두는 도장 같은 거죠. 꺼낼 일이 없어야 좋은데, 없으면 안 되는." 나는 교과서에서 명도라는 단어를 백 번은 봤다. 귤 한 봉지가 명도의 첫 장이라는 얘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버스 정류장까지 같이 걸었다. 그가 물었다. "그날 차순위매수신고는 왜 안 했어요? 자격 됐을 텐데."
나는 대답 대신 계산을 했다. 최고가 1억 9,080만에서 보증금 1,792만을 빼면 1억 7,288만. 내 1억 8,880만은 그 위였다. 자격이 됐다. 집행관이 "차순위매수신고 하실 분" 하고 물었을 때 나는 네 번째 화장실을 생각하고 있었다.
"시험이라면 백 점인 단어였어요." 내가 말했다.
"시험이 아니었잖아요." 그가 말했다. "차순위 해 두면 최고가가 잔금을 못 낼 때 그쪽 차례가 와요. 대신 그 사람이 잔금 낼 때까지 보증금이 법원에 묶이고요. 그것도 계산이에요. 자격이 된다고 다 하는 건 아니고."
경매에는 2등에게 주는 상이 있다. 다만 손을 든 2등에게만.

"감은 올해 누가 따요?" 내가 물었다.
"잔금 내기 전까지는 소유자분 감이죠. 그 뒤엔 제 감이고요." 그는 잠깐 생각하더니 덧붙였다. "이사 나가시는 날 한 봉지 싸 드리려고요. 자기 집 감을 남한테 받는 기분은 저도 알거든요."

헤어지기 전에 그가 말했다. "다음 달에 같은 법원에 단독 하나 더 나와요. 저는 안 봐요. 두 채가 되면 세금 계산이 달라져서요. 그쪽은 봐 봐요. 대신 그 집엔 임차인이 한 명 있어요." 낙찰자도 창을 닫는구나. 그게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집에 와서 노트를 폈다. 지난번 마지막 줄의 '(계속)' 뒤에 이렇게 적었다.

"감나무 집의 낙찰자에게 배운 것: 입찰가는 위에서 내려오는 숫자(시세)와 아래에서 올라오는 숫자(비용과 여유)를 따로 적고, 남는 게 없는 선을 먼저 찾는다. 숫자는 그 아래에서 한 번만 쓴다.
2등을 하고 배운 것: 차순위매수신고는 손을 든 2등의 것. 그것도 계산이다.
다음 물건에서 배울 것: (계속)"

열두 번 고쳐 적었던 종이는 버리지 않았다. 옆에 새 종이를 붙이고 칸 두 개를 그렸다. 위 칸은 시세, 아래 칸은 비용. 다음 물건은 이 두 칸부터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그가 말한 집의 매각물건명세서를 열었다. 임차인 란에 이름이 하나 있었다. 전입일은 근저당 설정일과 같은 날짜였다.

전입신고 다음 날 0시. 석 달 동안 백 점짜리로 외운 문장이, 처음으로 나에게 문제를 냈다.

— 2화 끝. 3화 「다음 날 0시」에서 계속됩니다.

3화 「다음 날 0시」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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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 · 이 이야기는 다원경매가 지어낸 창작 소설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사건번호·감정가·최저가·낙찰가·보증금·주소는 실제 경매 사건이 아니며, 실제 인물이나 물건과 관계가 없습니다. 경매 절차와 용어(매각허가결정·대금지급기한·촉탁등기· 차순위매수신고·인도명령)는 사실에 맞게 썼지만 개별 판단의 근거로 쓸 수 있는 자료는 아닙니다 — 실제 물건은 반드시 법원 공고와 원본 서류(매각물건명세서·현황조사서·등기사항증명서)로 확인하세요. 등장인물이 말하는 시세·비용 계산은 인물의 계산이지 권리분석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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