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받고 잔금을 안 냈습니다
그 돈은 어디로 갔을까요?
입찰장에서 내 이름이 "최고가매수신고인"으로 불리는 순간, 경매는 끝난 걸까요? 아닙니다 — 그날 낸 돈은 보증금이고, 진짜 돈은 몇 주 뒤 대금지급기한에 냅니다. 그리고 그날 안 나타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박수는 받았는데 잔금은 안 낸 사람들. 그렇게 다시 경매에 나온 물건이, 지금 진행 중인 것만 596건입니다(2026-09-05 기준 · n=596).
3줄 요약
- 낙찰 뒤 잔금을 안 내면 보증금은 돌려받지 못하고, 물건은 '재매각'으로 다시 나옵니다(민사집행법 제138조).
- 매각물건명세서에 재매각이 적힌 진행 물건은 596건 — 평균 4.0회 유찰, 최저가는 감정가의 34.3%(중앙값)입니다(2026-09-05 기준 · n≤596, 금액 결측 제외).
- 초보가 볼 것은 셋: 재매각 표기 · 특별매각조건(보증금 비율) · "앞사람은 왜 안 냈을까"라는 질문.
0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재매각은 '사건'이 아니라 '물건' 단위로 셌습니다(한 사건에 물건이 여럿이면 따로). 그리고 이 596건이 "지금 진행 중인 재매각의 전부"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 명세서 본문을 아직 판독하지 못한 물건은 여기 들어오지 못하니까요.
어떤 물건이 다시 나오나 — 유형별
1 잔금 날 안 나타나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입찰할 때 내는 매수신청보증금은 보통 최저매각가격의 10%입니다(법원이 달리 정할 수 있습니다). 낙찰이 되면 잔금의 일부가 되고, 떨어지면 그 자리에서 돌려받습니다. 문제는 낙찰 뒤 법원이 정해 주는 대금지급기한입니다. 그날까지 잔금이 안 들어오면 아래 세 칸이 차례로 켜집니다.
그 보증금은 법원 금고에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 배당할 돈에 보태져 채권자들에게 나뉩니다. 그러니까 잔금을 안 낸 사람은 본의 아니게 남의 빚을 조금 갚아 주고 퇴장하는 겁니다. 마음이 넓다고 하기엔, 대개 본인이 제일 속상해합니다. 노란 점선 덕에 기일 직전 조용히 사라지는 물건도 있습니다 — "어, 어제까지 있었는데?" 하는 그 물건입니다.
2 그 사람들은 왜 안 냈을까요
그래서 이 절은 숫자가 아니라 경험담으로 쓰겠습니다. 현장에서 흔히 거론되는 사정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대출이 안 나왔다. 낙찰 전에는 "될 것 같다"였는데 감정가·물건 종류·규제지역이 겹치며 한도가 줄어드는 경우입니다. 둘째, 낙찰 뒤에 서류를 다시 읽었다. 인수해야 할 임차인 보증금이나 유치권을 그제야 발견하면, 보증금을 포기하는 쪽이 오히려 싸게 먹힐 수 있습니다. 셋째, 입찰표에 숫자를 잘못 썼다. 0 하나가 더 붙은 입찰가는 취소가 안 됩니다. 이 경우 보증금은 '실수 수업료'가 됩니다.
세 가지 다 낙찰 전에 확인할 수 있었던 것들입니다. 재매각 물건 앞에서 "앞사람은 셋 중 뭐였을까"를 한 번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같은 자리에 설 확률이 꽤 내려갑니다.
3 다시 나온 물건은 얼마에 나오나 — 계단이 멈추는 자리
민사집행법은 재매각에 종전에 정한 최저매각가격과 매각조건을 그대로 적용한다고 정합니다(조문은 글 끝 '출처'). 즉 감정가의 34.3%에 낙찰됐다가 잔금이 안 들어오면, 다음 재매각기일에도 최저가는 34.3%입니다. 계단이 한 칸 멈추는 겁니다. 거기서도 유찰되면 그때 다시 깎입니다.
법 원칙은 그렇습니다. 다만 저희 데이터에서는 재매각과 특별매각조건이 섞여 최저가율이 오히려 되돌아간 구간이 보입니다 — 유찰 4·5·7회·8회 이상 구간의 최저가율 중앙값이 70%로 되돌아 있습니다(6회 구간만 64%). HUG 인수조건변경 진행 3,565건 중 유찰 4회 이상 구간 기준 (2026-09-05 기준). 같은 날 나가는 HUG 칼럼이 "직전 회차 값으로 되돌아간다"고 쓴 대목이 바로 이 구간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우연이 하나 있습니다. 596건의 최저가율 중앙값 34.3%(2026-09-05 기준 · n≤596, 금액 결측 제외)는, 30% 저감 법원이라면 세 번 유찰한 값과 같은 숫자입니다 — 이 대목의 34.3%는 집계값이고, 0.7×0.7×0.7=34.3%는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 산술입니다(집계에 없는 계산). 법원별 저감률·회차 분포는 이 집계에 없으므로 우연의 일치일 수 있습니다.
화면에서는 이 '멈춘 계단'이 유찰 횟수와 가격이 안 맞는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유찰 5회 이상인 진행 물건 4,762건 중 최저가가 여전히 감정가의 70% 이상인 것이 539건(11.3%)인데(2026-09-05 기준 · n=4,762), 이 구간에는 재매각과 특별매각조건 같은 사정이 섞여 있습니다. 유찰 횟수만 보고 "많이 깎였겠지" 하면 틀리는 이유입니다.
보조 근거로 기일 기록도 봤습니다. '매각' 뒤에 또 매각기일이 잡힌 물건이 누적 1,348건인데(2026-09-05 기준 · n=1,348), 기일 정정·조건 변경도 같은 모양을 만들어 "미납 1,348건"이라고는 부르지 않겠습니다.
어느 지역이 많은가 — 시도별
4 재매각 물건 앞에서 초보가 확인할 세 가지
'재매각' 표기부터 찾으세요
매각물건명세서 비고란이나 매각공고에 적혀 있습니다. 다원경매 상세 화면에서는 특수물건 배지 '재매각'과 특별매각조건 배지로 보여 드립니다. 배지가 없다고 재매각이 아니라는 뜻은 아닙니다 — 명세서 판독이 아직 안 된 물건일 수 있으니, 유찰 횟수와 최저가가 안 맞아 보이면 원문을 열어 보세요.
보증금 비율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 10%가 아닐 수 있습니다
재매각기일에는 특별매각조건으로 매수신청보증금이 최저가의 20%로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법원 공고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비율은 그 기일의 매각공고로만 확정됩니다. 10%만 준비해 갔다가 입찰 자체가 무효가 되는 사고가 여기서 납니다. 봉투를 넣기 전에 비율 한 줄만 확인하면 됩니다.
"앞사람은 왜 안 냈을까"를 서류로 되묻기
종전 매수인은 이번 기일에 못 들어옵니다. 경쟁자가 한 명 줄어든 셈이지만, 그 사람이 포기한 이유가 물건에 있다면 나에게도 같은 이유가 됩니다. 임차인 항목·비고란·등기부를 다시 읽고 낙찰가 + 인수 금액 + 보증금(상향분)을 한 줄로 적어 보세요. 자금 사정이었다면 물건은 멀쩡할 수 있고, 그때는 기회입니다.
보증금이 얼마나 달라지나 — 비율로만 보기
이 글이 말하지 않는 것
- "낙찰자의 몇 %가 잔금을 안 낸다"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DB로는 미납율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과거 구간은 정상 완결된 사건이 카탈로그에서 빠져나가 재매각만 남고, 최근 구간은 대금지급기한이 아직 안 와서 — 양쪽이 잘려 어느 구간을 잡아도 틀린 비율이 나옵니다.
- 미납 사유는 데이터에 없습니다. §2의 세 가지는 현장 경험담이지 집계가 아닙니다.
- 596건은 '명세서에 재매각이 적힌 물건'입니다. 명세서 본문을 아직 판독하지 못한 물건은 세지 못했습니다. 실제 재매각 물건은 이보다 많을 수 있습니다(적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 지역 비교는 표본 구성 편향이 있습니다. 카탈로그가 2026-08-13에 전국으로 확장돼 지방 이력이 얕습니다. 건수는 사실이지만 "지역별 미납 성향"으로 읽지 마십시오.
- 보증금 20%는 관행이지 고정값이 아닙니다. 개별 기일의 비율은 법원 공고로만 확정됩니다. 그리고 이 글의 수치는 기준일 2026-09-05에 묶여 있어, 며칠 뒤 같은 조건으로 돌리면 몇 건 단위로 달라집니다.
집계 기준 — 조건을 그대로 공개합니다자세히
- 데이터 출처
- 다원경매 DB
auction_cases(물건·금액·상태)·auction_case_details(명세서 원문에서 탐지한 특수물건 플래그)·auction_schedules(기일내역). 원천은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 - 집계 시각 · 기준일
- 실행 2026-09-06 06:07~06:23 (KST) 단일 세션 · DB 서버 기준일 2026-09-05 · 카탈로그 최종 갱신 2026-09-05 20:59 (UTC). 카탈로그 전체 52,109물건행, 진행 43,328.
- '재매각 명시 물건' 정의 (§0·§3)
-
auction_case_details.special_flags @> ARRAY['reauction'] AND auction_cases.status = 'ongoing' → 596건 (상태 무관 799건) 감정가 중앙 222,000,000 · 최저가/감정가 중앙 34.3% · 평균 fail_count 4.0 (appraisal_price > 0 AND min_price > 0 인 행으로 계산)
- 유찰 5회 이상 구간 (§3)
- status = 'ongoing' AND fail_count >= 5 → 4,762건 그중 최저가/감정가 ≥ 70% 539건(11.3%)
- 유찰 4회 이상 구간 최저가율 중앙 70% (데이터 팩 §2 · HUG 인수조건변경 유찰별 표)
- special_flags @> ARRAY['hug_condition_change'] AND status = 'ongoing' → 3,565건 유찰 회차별 최저가/감정가 중앙값 : 0회 100 · 1회 80 · 2회 64 · 3회 51.2 · 4회 70 · 5회 70 · 6회 64 · 7회 70 · 8회 이상 70
- 기일 시계열 보조 근거 (§3)
- auction_schedules(kind='매각기일') 에서 직전 기일 result='매각' 이고 그 뒤에 또 매각기일이 있는 경우만 → 1,669행 · 1,348물건 원인(미납·기일정정·조건변경)은 단정하지 않음
- 개인정보
- 본문에 개별 물건의 사건번호·소재지·개인 성명·호수는 없습니다. 금액은 법원 공개 정보의 집계값만 썼습니다.
재매각 물건은 "누군가 한 번 실패한 자리"입니다. 그 실패가 돈 때문이었으면 물건은 멀쩡하고 경쟁자는 한 명 줄었습니다. 물건 때문이었으면 다음 차례는 당신입니다. 둘을 가르는 건 운이 아니라, 봉투를 넣기 전에 읽는 서류 몇 장입니다.
관심 물건의 상세 화면에서 재매각 배지와 특별매각조건 문구를 먼저 확인하세요. 안 보이면 명세서 비고란을 열어 보세요.
함께 읽기 · 경매는 정말 매매보다 싼가요? : §3의 '계단'(유찰과 저감)을 실제 낙찰 사건으로 끝까지 계산한 글입니다.
출처
-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 — 매각공고·매각물건명세서·기일내역·매각결과 (www.courtauction.go.kr)
- 다원경매 데이터베이스 — 물건·금액·기일·특수물건 플래그 원값 직접 집계. 실행 2026-09-06 06:07~06:23 (KST), 기준일 2026-09-05. 상세 조건은 위 '집계 기준' 참조
- 민사집행법 제138조(재매각 — ①명령 ②종전 최저매각가격·매각조건 적용 ③재매각기일 3일 전까지 납부 시 취소 ④종전 매수인 참가 금지·보증금 반환 불가)·제142조(대금의 지급)·제147조(배당할 금액) · 민사집행규칙 제63조(매수신청의 보증금액) — 국가법령정보센터 (www.law.go.kr)
- 법원별 저감률·재매각기일 보증금 비율은 각 법원 매각공고 기준(법원경매정보)
- 본문 사진 — Pexels (무료 이용 라이선스). 본문 내용과 무관한 연출 사진이며 특정 사건의 물건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