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 유찰,
싸서 기회일까요 이유가 있을까요?
3줄 요약
- 지금 입찰할 수 있는 물건 43,328건 중 4,762건(11.0%)이 다섯 번 이상 유찰됐고, 이들의 최저가는 감정가의 16.8%(중앙값)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 그 4,762건의 54.7%에는 농취증·맹지·분묘·지분·유치권 같은 '특수물건' 표시가 붙어 있고, 열에 셋은 집이 아니라 땅(토지 21.5%·임야 8.9%)입니다.
- 나머지 45.3%가 '깨끗한 물건'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표시가 없는 것과 사유가 없는 것은 다릅니다. 유찰이 쌓인 물건일수록 서류부터 읽어야 합니다.
경매 목록에서 감정가 59만 원, 최저가 8천 원짜리 단독주택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커피 두 잔 값입니다. 그런데 이 물건, 열아홉 번 유찰됐습니다. 명세서에는 ‘재매각’ 표시까지 붙어 있습니다 — 앞선 매각이 대금 미납으로 무효가 됐다는 취지의 문구입니다(민사집행법 제138조). 그렇게 내려온 지금 최저가가 8천 원입니다. 경매판의 '만년 매물'은 이 한 채가 아닙니다. 지금 입찰할 수 있는 물건 43,328건 가운데 4,762건이 다섯 번 이상 유찰되고도 여전히 목록에 남아 있습니다(2026-09-05 기준 · n=43,328). 이 글은 그 4,762건을 통째로 세어 본 이야기입니다.
0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다섯 번에서 멈추지도 않습니다. 일곱 번 이상 유찰된 물건이 1,947건, 열 번 이상이 564건입니다. (2026-09-05 기준 · n=4,762) 열 번이면 법원이 열 번 "이 값에 사실 분?"을 물었고, 열 번 다 침묵이었다는 얘기입니다.
1 값은 어디까지 내려왔나요?
열 건 중 두 건(959건 · 20.1%)은 최저가가 감정가의 10%도 안 됩니다. 감정가 1억이면 최저가 1천만 원 아래라는 뜻입니다. (2026-09-05 기준 · n=4,762) 여기까지 읽으면 손가락이 검색창으로 갑니다. 잠깐만요, 그래프 오른쪽 끝을 보세요.
다섯 번 이상 유찰됐는데 최저가가 감정가의 70% 이상인 물건이 539건(11.3%)입니다. (2026-09-05 기준 · n=4,762) 깎이다 말고 다시 올라간 물건들입니다. 앞선 낙찰자가 대금을 안 내서 처음부터 다시 파는 재매각이거나, 법원이 조건을 바꿔 값을 되돌린 경우가 섞여 있습니다. 그러니 "유찰 횟수 × 저감률 = 지금 값"이라는 공식은 이 구간에서 깨집니다. 유찰 횟수는 이력이지, 가격표가 아닙니다.
하나 더. 이 물건들은 감정가 자체도 낡았습니다. 감정일이 확인되는 진행 물건 가운데 유찰 5회 물건은 감정평가 뒤 중앙값 502일, 6회 이상은 627일이 지났습니다. (2026-09-05 기준 · n=609 / 1,284 · 감정일 확보 물건만) "감정가의 16.8%"라고 할 때, 감정일이 확인된 물건 기준으로 그 감정가는 대략 1년 4개월~1년 9개월 전 값입니다. 백분율의 분모부터 흔들리는 셈입니다.
2감정가 3억 800만 오피스텔, 최저가 227만 원
| 법원 · 사건-물건 | 유형 | 유찰 | 소재(동 단위) | 감정가 | 최저가 | 최저가율 | 매각기일 | 특수 표시 |
|---|---|---|---|---|---|---|---|---|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타경1173-1 | 오피스텔 | 22 | 서울 동대문구 | 3억 800만 | 227만 | 0.7% | 2026-09-08 | 없음 |
|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타경104819-1 | 상가 | 22 | 서울 금천구 | 2억 4,600만 | 5,159만 | 21.0% | 2026-09-16 | 없음 |
|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타경108446-1 | 빌라 | 20 | 서울 구로구 | 2억 3,900만 | 276만 | 1.2% | 2026-09-09 | 대항력 임차인 |
| 의정부지방법원 2023타경83055-1 | 빌라 | 20 | 경기 의정부시 | 1억 6,800만 | 233만 | 1.4% | 2026-09-17 | 없음 |
| 밀양지원 2022타경1997-1 | 토지 | 20 | 경남 밀양시 하남읍 대사리 | 11억 7,473만 | 4억 293만 | 34.3% | 2026-09-28 | 지분매각 농취증 |
| 밀양지원 2023타경10844-2 | 단독 | 19 | 경남 밀양시 초동면 성만리 | 59만 | 8천 | 1.4% | 2026-09-14 | 분묘 맹지 지분 재매각 |
첫 줄부터 보겠습니다. 감정가 3억 800만 원짜리 오피스텔의 최저가가 227만 원, 감정가의 0.7%입니다. 오타가 아닙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법원 안내 기준으로 한 번 유찰될 때 20%를 깎는데, 0.8을 스물두 번 곱하면 0.0074, 딱 0.7%가 나옵니다. 산수는 맞습니다. (2026-09-05 기준 · 사례 6건)
그런데 "3억짜리를 227만 원에 살 수 있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스물두 번 값이 내려가는 동안 낙찰이 성립한 적이 없습니다. 이 표의 '특수 표시' 칸이 '없음'인 물건이 셋 있는데, 이것은 "특수 사유가 없다"가 아니라 "매각물건명세서에서 아직 탐지된 문장이 없다"는 뜻입니다. 표시가 비어 있을수록 서류를 더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마지막 줄이 도입부의 그 집입니다. 감정가 59만 원, 최저가 8천 원. 그리고 표시가 네 개 — 분묘·맹지·지분·재매각. 남의 묘가 있고, 길이 안 닿고, 집 전체가 아니라 몇 분의 몇이고, 앞선 낙찰자는 돈을 안 냈습니다. 8천 원이 싸 보이지 않기 시작합니다.
3 왜 안 팔릴까요? — 명세서에 적힌 이유들
1위가 농지취득자격증명(943건)이라는 게 재미있습니다. (2026-09-05 기준 · n=4,762) 농지는 낙찰돼도 "농사지을 사람"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내지 못하면 매각이 허가되지 않습니다. 싸다고 덥석 입찰했다가 서류에서 막히는 대표 코스라, 아예 입찰하지 않는 분이 많습니다. 그 뒤로 맹지(669건, 길이 안 닿는 땅)와 분묘(423건, 남의 묘가 있는 땅)가 따라옵니다. 세 가지 다 '집'이 아니라 '땅'의 사정입니다.
4 어떤 물건들인가요? — 열에 셋은 땅입니다
토지와 임야를 합치면 30.4%. 열 건 중 셋은 집이 아니라 땅입니다. (2026-09-05 기준 · n=4,762) 앞 절의 농취증·맹지·분묘가 왜 상위권인지 여기서 답이 맞춰집니다. 땅은 살 사람이 정해져 있고(농사·개발), 길이 없으면 값을 매기기조차 어렵습니다.
건물 쪽에서는 오피스텔(1,024건)과 빌라(953건)가 나란히 두껍고, 아파트는 411건(8.6%)뿐입니다. (2026-09-05 기준 · n=4,762) 아파트는 시세가 투명해 값이 내려오면 누군가 받아 갑니다. 다섯 번까지 아무도 안 받는 아파트는 그만큼 드물고, 그만큼 사연이 있다는 뜻입니다.
지역은 경기 1,116건 · 서울 766건 · 경남 709건 · 전남 419건 · 충북 262건 · 경북 228건 순입니다. (2026-09-05 기준 · n=4,762) 다만 다원경매의 수집 범위가 2026-08-13에야 전국으로 넓어져, 지역 간 비교는 방향만 참고하시는 게 좋습니다.
5 그럼 표시 없는 45.3%는 기회인가요?
4,762건 중 특수 표시가 하나도 없는 물건은 45.3%입니다. (2026-09-05 기준 · n=4,762 · 100% − 54.7%) 여기에는 두 부류가 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정말로 권리가 깨끗한데 위치·상태·시장 때문에 안 팔린 물건. 다른 하나는 명세서 판독이 아직 끝나지 않았거나, 명세서에 안 적히는 사유를 가진 물건입니다.
그래서 다원경매는 두 방향으로 거릅니다. 하나는 이 글처럼 명세서 원문에서 위험 신호를 찾아 표시를 붙이는 쪽, 다른 하나는 반대로 매각물건명세서·현황조사서 판독을 마쳐 떠안을 권리 신호가 없다고 판정된 물건 가운데 2회 이상 유찰된 것만 모으는 쪽입니다(등기부 원문까지 본 것은 아니라 인수 금액 0원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후자가 '권리 깨끗 + 유찰 누적' 테마입니다. 값이 내려온 이유가 명세서상 위험 신호가 아니라면, 남은 이유는 발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6 처음 보시는 분이 가져갈 3가지
최저가율은 할인율이 아니라 경고등입니다
감정가의 16.8%는 "83% 세일"(100 − 16.8 = 83.2%)이 아니라 "시장이 다섯 번 이상 거절했다"는 기록입니다. 그리고 11.3%는 다섯 번 유찰되고도 값이 70% 위로 되돌아가 있습니다. 유찰 횟수로 값을 짐작하지 말고, 지금 최저가와 그 이유를 따로 보세요.
열에 셋은 땅, 절반 이상은 사유가 적혀 있습니다
토지·임야가 30.4%, 특수 표시가 54.7%. 농취증·맹지·분묘·지분은 '싸다'와 무관하게 내가 살 수 있는 물건인지부터 가르는 조건입니다. 유형과 표시를 먼저 보고 나서 가격을 보세요.
표시 없음은 안전이 아니라 '아직 모름'입니다
스물두 번 유찰된 물건에 표시가 비어 있다면, 그건 읽을 서류가 더 남았다는 신호입니다. 매각물건명세서의 비고란과 임차인 항목, 등기사항증명서를 직접 읽고 낙찰가 + 인수 금액을 적어 본 다음에 최저가를 보셔도 늦지 않습니다.
유찰이 쌓인 물건, 입찰 전에 확인할 것
- 유형이 땅인가 건물인가 — 땅이면 농취증·맹지·분묘부터. 열 건 중 셋(30.4%)이 땅입니다.
- 특수 표시가 붙어 있는가 — 54.7%에는 사유가 적혀 있습니다. 표시가 비어 있다면 '안전'이 아니라 '아직 모름'입니다.
- 최저가가 왜 이 값인가 — 유찰 횟수 × 저감률로 설명되지 않는 물건이 539건(11.3%) 있습니다. 재매각이면 입찰보증금이 최저가의 20%로 올라갑니다(법원 안내 기준).
- 감정가가 언제 값인가 — 유찰 5회 물건은 중앙값 502일, 6회 이상은 627일 전 감정입니다.
- 낙찰가 + 인수 금액을 적어 봤는가 — 매각물건명세서 비고란·임차인 항목·등기사항증명서를 직접 읽은 뒤에 최저가를 보셔도 늦지 않습니다.
이 글이 말하지 않는 것
- 개별 물건이 "왜" 안 팔렸는지는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특수 표시는 매각물건명세서 문장에서 탐지한 신호이지, 유찰의 원인을 증명한 것이 아닙니다. 표시와 유찰의 인과관계를 계산하지도 않았습니다.
- "3억을 227만 원에 살 수 있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최저가는 입찰의 하한선이지 낙찰가가 아니며, 그 값에 낙찰될지도 이 글은 예측하지 않습니다.
- 시계열 비교는 하지 않았습니다. 다원경매 카탈로그는 2026-08-13에 수집 범위를 전국으로 넓혀, 그 이전과의 추세 비교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 사례 여섯 건은 유찰 최다순이지 대표 사례가 아닙니다. 중앙값이 16.8%인 집단에서 0.7%·1.2%는 꼬리 끝의 값입니다.
집계 기준 — 조건을 그대로 공개합니다자세히
DB는 상시 갱신됩니다. 아래 조건과 기준일을 그대로 쓰면 같은 숫자가 나오고, 기준일을 바꾸면 값이 움직입니다. 본문 수치는 2026-09-06 06:14 (KST) 스냅숏 하나로만 계산했습니다.
- 데이터 출처
- 다원경매 데이터베이스
auction_cases(물건·금액·유찰 횟수·상태)·auction_case_details(매각물건명세서 원문 탐지 결과special_flags·감정일). 원천은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입니다. - 기준일
- DB 서버 시간은 UTC라 실행 당시
current_date= 2026-09-05. 카탈로그 최종 갱신 2026-09-05 20:59 UTC. - '다섯 번 이상 유찰' 정의 (모수)
-
status = 'ongoing' AND fail_count >= 5 → 4,762건 (진행 43,328건의 11.0%) · 7회 이상 1,947 · 10회 이상 564
- 최저가율
- 비율 컬럼을 쓰지 않고 같은 행의 두 금액에서 직접 계산했습니다. 대표값은 중앙값입니다.
100.0 * min_price / appraisal_price (appraisal_price > 0 AND min_price > 0) → p10 5.8 · p25 11.8 · 중앙 16.8 · p75 32.8 구간: <10% 959 / 10~20% 1,888 / 20~30% 686 / 30~50% 544 / 50~70% 146 / ≥70% 539
- 특수물건 표시
auction_case_details.special_flags(13종)를unnest로 펼쳐 종류별로 셌습니다. 한 물건에 여러 표시가 붙을 수 있어 종류별 합계는 물건 수보다 큽니다. 표시 1개 이상 2,603건 = 54.7%.- 감정일 경과(§1)
appraisal_date를 확보한 진행 물건 16,852건(38.9%)만의 값. 유찰 5회 n=609, 6회 이상 n=1,284.- 유형·지역 · 개인정보
- 유형은 다원경매 분류(
property_type), 지역은 주소의 시·도 값. 성명·호수·지번은 싣지 않았고 소재지는 동·리 단위까지만 적었습니다.
다섯 번 유찰된 물건 4,762건은 "아무도 모르는 보물"이 아니라 "여러 기일에 걸쳐 많은 사람이 보고 지나간 물건"입니다. 그 사람들이 왜 지나갔는지 절반은 명세서에 적혀 있고, 절반은 아직 읽히지 않았습니다. 명세서상 위험 신호가 없다고 판정된 물건 가운데 2회 이상 유찰된 것만 따로 모아 두었습니다 — 거기서부터 보시면 됩니다.
함께 읽기 · 1호 — 감정가 6억 집이 어떻게 6,500만원이 됐을까요? : 이 글이 통계로 넓게 본 것을, 실제 사건 하나로 끝까지 계산한 글입니다.
출처
-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 — 사건 공고·매각물건명세서·기일내역 (www.courtauction.go.kr)
-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 › 경매절차 안내 — 법원별 저감률(유찰 시 최저매각가격 저감 비율)·재매각 시 매수보증금 (www.courtauction.go.kr)
- 다원경매 데이터베이스 — 물건·금액·유찰 횟수·특수물건 표시 원값 직접 집계. 기준일 2026-09-05, 집계 2026-09-06 06:14 (KST). 상세 조건은 위 '집계 기준' 참조
- 사례 6건(서울북부·서울남부·의정부지방법원·밀양지원) — 법원 공고의 사건번호·감정가·최저가·매각기일
- 본문 사진 — Pexels (무료 이용 라이선스). 본문 내용과 무관한 연출 사진이며 특정 사건의 물건이 아닙니다.
- 민사집행법 제97조(최저매각가격의 결정)·제119조(새 매각기일)·제138조(재매각), 농지법 제8조(농지취득자격증명),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대항력 등) — 국가법령정보센터 (www.law.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