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는 경매랑
뭐가 다른가요?
같은 부동산인데 파는 곳이 다릅니다. 법원이 팔면 경매, 캠코가 인터넷에서 팔면 공매입니다. 진행 중인 물건을 직접 세어 보며 차이를 하나씩 짚어봤습니다.
경매를 알아보다 보면 공매라는 말이 꼭 따라 나옵니다. 둘 다 싸게 나온 부동산을 파는 자리인데, 한쪽은 법원 법정에서 종이 봉투를 넣고 다른 한쪽은 인터넷에서 클릭으로 끝납니다. 그런데 진짜 차이는 입찰하는 자리가 아니라, 값이 내려가는 방식과 낙찰받고 난 뒤에 있습니다.
1 누가 파는 건가요?
경매는 민사집행법을 근거로 법원이 진행합니다. 은행이든 개인이든 돈을 못 받은 채권자가 법원에 신청하면, 법원이 그 부동산을 압류해 팔고 그 돈을 채권자들에게 나눠 줍니다. 이 나눠 주는 절차를 배당이라고 부르고요.
공매는 조금 다릅니다. 세금을 오래 못 낸 사람의 재산을 세무서나 지자체가 압류하면, 그 매각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위임받아 온비드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팝니다. 근거법은 국세징수법이고, 이렇게 나온 물건을 압류재산이라고 부릅니다.
숫자로 보면 실제로 그렇게 굴러가고 있습니다. 저희 DB에서 진행 중인 공매 물건 10,972건 가운데 압류재산이 7,610건(69.4%)이었고, 이 7,610건은 집행기관이 전부 '한국자산관리공사'였습니다. 위임한 쪽은 해운대세무서(44건)·평택세무서(109건)·성남시청(3건)처럼 세금을 걷는 기관이 7,348건(96.6%)으로 대부분이었습니다. 다만 나머지 262건은 세무서·지자체가 아니고, 그중 주택도시보증공사가 216건으로 단일 위임기관 기준 가장 많았습니다(국민건강보험공단·검찰청 등이 뒤를 잇습니다).
공매가 곧 세금 체납은 아닙니다. 기타일반재산 2,797건과 국유재산 565건을 합한 3,362건(30.6%)은 체납과 무관하게 금융기관·공공기관·국가가 캠코에 매각을 맡긴 재산입니다. 이 글이 다루는 절차 비교는 압류재산을 기준으로 합니다.
참고로 같은 날 기준 법원경매 진행 물건은 22,691건이었습니다. 즉 공매는 경매보다 물건 수가 적습니다. 선택지가 좁다는 건 단점이지만, 뒤집어 보면 경쟁자도 그만큼 덜 몰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 공매에는 어떤 물건이 나오나요?
압류재산 7,610건을 용도별로 갈라보니 토지가 4,262건, 절반이 넘는 56.0%였습니다. 주거용 건물은 1,820건(23.9%), 상가·업무용은 1,122건(14.7%)이었고요.
왜 이렇게 갈릴까요. 은행이 담보로 잡는 건 보통 아파트·빌라처럼 값이 잘 매겨지는 건물입니다. 반면 세금은 그 사람이 가진 모든 재산에 걸립니다. 시골 밭, 산비탈 임야, 자투리 잡종지까지요. 그래서 압류재산 목록에는 은행이라면 쳐다보지 않았을 땅들이 유독 많이 섞입니다.
물론 장점도 있습니다. 땅은 세입자가 없어서 사람을 내보내는 문제가 아예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단점도 분명합니다. 땅은 아파트처럼 시세를 조회할 수 없고, 진입로가 없는 맹지(도로에 닿지 않은 땅)이거나 농지처럼 살 때 별도 서류가 필요한 물건이 섞여 있습니다.
3 입찰은 어디서 하나요?
법원경매는 기일입찰입니다. 매각기일에 해당 법원 경매법정에 가서 입찰표를 쓰고 보증금 봉투와 함께 넣습니다. 기일은 평일에만 잡히는데요, 진행 물건 22,691건의 매각기일 요일을 세어보니 화요일 8,454·수요일 5,448·월요일 4,878·목요일 2,783·금요일 1,128건이었고 토·일요일은 0건이었습니다. 지방 물건에 입찰하려면 그 지역 법원까지 가야 한다는 뜻이지요.
공매는 온비드에서 온라인으로 입찰합니다. 그래서 시간표가 아주 규칙적입니다. 진행 중인 압류재산 7,610건의 입찰 마감 시각을 전부 확인해 봤더니, 7,610건 모두 '수요일 오후 5시'였습니다. 예외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초보 입장에서 이건 꽤 큰 차이입니다. 법정에 가려면 하루를 비워야 하고, 처음 가면 분위기에 눌리기도 하거든요. 공매는 그 부담이 없습니다. 다만 편한 만큼 충동적으로 누르기도 쉽다는 게 함정입니다. 클릭 한 번으로 입찰이 끝나도, 보증금을 잃는 방식은 경매와 똑같습니다.
4 값은 어떻게 내려가나요?
경매는 유찰되면 다음 기일에 최저매각가격을 일정 비율만큼 곱해서 낮춥니다. 저희 DB의 2026년 매각기일 57,746건에서 같은 사건의 앞뒤 기일 31,440쌍을 비교해 보니, 직전 가격의 70%가 19,315쌍(61.4%), 80%가 12,114쌍(38.5%)으로 둘을 합치면 99.9%였습니다. 즉 유찰될 때마다 30% 또는 20%씩 깎이는 셈이지요.
곱하기라서 아래로 갈수록 완만해집니다. 실제로 진행 물건의 '최저가 ÷ 감정가'를 세어보면 100%(6,578건) 다음으로 70%(4,650) → 49%(3,536) → 34%(1,776)가 많았는데, 0.7을 거듭 곱한 값들입니다.
공매 압류재산은 다르게 움직입니다. 회차마다 감정가의 10%씩 통째로 빼는 방식이라 눈금이 딱딱 떨어집니다. 진행 압류재산 7,610건의 '최저입찰가 ÷ 감정가'를 세어보니 7,561건(99.4%)이 10% 단위 정수였습니다 — 100·90·80·70·60·50·40·30·20·10. 그리고 앞뒤 회차의 하락폭을 12,812쌍 비교했더니 10%p 하락이 95.6%였습니다.
속도도 다릅니다. 경매는 같은 사건의 앞뒤 기일 간격 중앙값이 35일(평균 40.9일)이었는데, 공매 압류재산은 앞뒤 회차 간격이 7일(65.1%) 아니면 14일(34.9%) 둘뿐이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vs 일주일에 한 번. 이 차이가 쌓이면 그림이 이렇게 갈립니다.
값이 빨리 내려가는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기다리면 싸진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남들도 똑같이 그 시계를 보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실제로 경매에서 유찰이 길게 쌓인 물건에는 대개 이유가 붙어 있고, 그건 공매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5 낙찰받고 나면요? — 여기가 진짜 차이입니다
낙찰을 받아 대금을 다 냈는데 점유자가 안 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경매에는 인도명령이라는 지름길이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136조는 매수인이 대금을 낸 뒤 6개월 이내에 신청하면 법원이 채무자·소유자·점유자에게 부동산을 매수인에게 인도하라고 명령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소송이 아니라 신청이라, 결정이 나오면 그것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공매에는 이 지름길이 없습니다. 국세징수법에는 인도명령에 해당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그래서 점유자가 스스로 비워주지 않으면 명도소송(부동산을 넘겨달라는 정식 재판)을 걸어 판결을 받아야 강제집행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재판이니 시간도, 비용도 더 듭니다.
다만 오해는 없으셔야 합니다. 경매라고 인도명령이 만능은 아닙니다. 제136조는 점유자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으로 점유하는 경우는 제외한다고 못 박고 있어서, 대항력 있는 선순위 임차인에게는 인도명령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때는 경매도 결국 소송입니다.
권리분석의 기본 문법은 두 제도가 같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은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이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에서 후순위 채권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거든요. 즉 대항력·우선변제 계산은 공매에서도 똑같이 해야 합니다. 그러니 "공매는 세금 문제니까 권리는 깨끗하겠지"라는 짐작은 위험합니다.
6 실제 물건 두 개를 나란히 놓아볼까요?
① 법원경매 — 경기 안산시 대부남동의 논
"1. 농경지 (답)으로 이용 중이고, 맹지임.
2. 특별매각조건 : 농지취득자격증명 제출 필요(매각결정기일까지 미제출시 보증금은 반환하지 않음)"
기일이 어떻게 흘렀는지 보시면 4장에서 말한 '곱하기'가 눈에 보입니다. 6억 9,986만 → 4억 8,990만 → 3억 4,293만 → 2억 4,005만. 매번 직전 가격의 70%이고, 기일 사이는 42일·42일·49일이었습니다.
| 회차 | 매각기일 | 최저매각가격(원) | 감정가 대비 | 결과 |
|---|---|---|---|---|
| 1 | 2026.04.23 | 699,858,000 | 100% | 유찰 |
| 2 | 2026.06.04 | 489,900,000 | 70% | 유찰 |
| 3 | 2026.07.16 | 342,930,000 | 49% | 유찰 |
| 4 | 2026.09.03 | 240,051,000 | 34% | 진행 예정 |
② 공매 — 경기 평택시 장수리의 논
여기서 경매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나옵니다. 이 공고에는 앞으로 있을 회차의 날짜와 최저입찰가가 이미 전부 적혀 있습니다. 8월 19일 80%로 시작해 10월 14일 20%까지, 일곱 번의 일정이 미리 공개돼 있는 것이지요.
| 입찰 마감 | 감정가 대비 | 최저입찰가(원) | 직전 회차와 간격 |
|---|---|---|---|
| 2026.08.19 | 80% | 206,640,000 | — |
| 2026.08.26 | 70% | 180,810,000 | 7일 |
| 2026.09.02 | 60% | 154,980,000 | 7일 |
| 2026.09.16 | 50% | 129,150,000 | 14일 |
| 2026.09.30 | 40% | 103,320,000 | 14일 |
| 2026.10.07 | 30% | 77,490,000 | 7일 |
| 2026.10.14 | 20% | 51,660,000 | 7일 |
두 물건은 값도 조건도 다르니 어느 쪽이 더 싸다고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속도는 분명히 비교됩니다. 경매 쪽은 넉 달 반 동안 세 번 유찰되며 34%까지 왔고, 공매 쪽은 계획대로라면 여덟 주 만에 80%에서 20%까지 내려갑니다.
그리고 공통점도 있습니다. 두 물건 다 농지라서, 사려면 별도의 자격 서류가 필요합니다. 경매 쪽 명세서에는 그 조건이 위 인용문처럼 못 박혀 있고요. 제도가 달라도 땅에 붙은 조건은 그대로 따라옵니다.
7 그래서 초보자는 어느 쪽이 나은가요?
공매가 편한 점
법정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지방 물건도 집에서 입찰할 수 있고, 마감이 매주 수요일 오후 5시로 규칙적이라 일정 관리가 쉽습니다. 물건 수가 적어 경쟁자도 상대적으로 덜 몰리고, 토지 비중이 높아 사람을 내보내야 하는 부담이 없는 물건을 고르기도 좋습니다.
공매가 어려운 점
낙찰 뒤에 사람이 안 나가면 명도소송으로 가야 합니다. 인도명령이라는 지름길이 없다는 건 초보자에게 꽤 큰 리스크입니다. 또 토지가 절반이 넘는다는 건, 바꿔 말하면 시세를 확인하기 어려운 물건이 절반이 넘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파트는 옆집 실거래가를 보면 되지만, 맹지 임야는 비교할 거래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정리하면
사람이 살고 있는 물건이라면 — 경매가 안전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인도명령이 있는 쪽과 없는 쪽의 차이는 서류 한 장이 아니라 몇 달과 소송비용입니다. 주거용 물건으로 시작하실 생각이라면 이 차이를 먼저 계산에 넣으세요.
빈 땅·창고처럼 점유자가 없는 물건이라면 — 공매의 약점이 사라집니다
인도명령이 필요 없는 물건에서는 공매의 단점이 대부분 무력화되고, 대신 인터넷 입찰과 빠른 저감이라는 장점만 남습니다. 다만 땅은 시세 확인이 어렵다는 다른 숙제가 생깁니다.
권리분석은 어느 쪽이든 똑같이 해야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경매와 공매를 나란히 적어두고 있습니다. 전입일과 말소기준이 되는 권리의 날짜를 비교하는 작업은 공매라고 건너뛸 수 없습니다. 절차가 다르다고 권리가 달라지지는 않으니까요.
집계 기준
- 대상: 다원경매 DB. 공매는 onbid_items(온비드 수집분), 법원경매는 auction_cases·auction_schedules.
- 공매 진행 정의: 입찰 마감일(bid_close) ≥ 2026-08-15 → 10,972건(적재 총 16,658건 중). 자산 구분(온비드 원값 asset_kind) 압류재산 7,610·기타일반재산 2,797·국유재산 565.
- 법원경매 진행 정의: status = 'ongoing' 이고 매각기일(sale_date) ≥ 2026-08-15 → 22,691건(적재 총 38,672건 중).
- 공매 저감 눈금: 압류재산 7,610건의 min_ratio(최저입찰가÷감정가) 중 10의 배수가 7,561건 = 99.4%. 회차 간 하락폭은 공고의 회차 배열(raw.rounds)에서 물건관리번호(cltr_mnmt_no) 오름차순 앞에서부터 표본 4,000건 중 회차가 2개 이상인 3,489건, 인접 회차쌍 12,812쌍 기준(10%p 하락 95.6%, 간격 7일 65.1%·14일 34.9%). 같은 조건을 압류재산 7,610건 전량으로 넓히면 10%p 하락 97.7%, 간격 7일 65.2%·14일 34.8%로 표본값보다 오히려 더 규칙적입니다(본문 값은 보수적인 쪽입니다).
- 법원경매 저감: kind='매각기일' 이고 sale_date ≥ 2026-01-01 인 기일 57,746행 전량에서 같은 사건의 인접 기일쌍을 만들어, 가격이 내려간 31,440쌍의 비율(70% 19,315·80% 12,114)과 간격 34,307쌍의 중앙값(35일)을 구했습니다.
※ 공매와 경매는 물건 분류 체계가 서로 다릅니다(온비드의 용도 그룹 vs 법원의 물건 종류). 2장의 두 막대는 같은 잣대로 잰 값이 아니라 각 원천의 분류를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이 글이 말하지 않는 것
- 어느 쪽이 더 싸게 낙찰되는지 — 낙찰가율 비교는 두 원천의 결과 데이터를 같은 기준으로 맞춰야 하는데, 저희 DB의 공매 결과값은 아직 그 비교를 감당할 상태가 아니라 쓰지 않았습니다.
- 대금 납부 기한과 공매보증금 비율 — 진행 압류재산 7,610건 모두 저희 DB에 납부기한(pay_due)과 개찰일시(open_date)가 비어 있습니다. 원천에 없어서가 아니라 저희가 아직 수집하지 못한 항목이라, 추정해 적지 않았습니다.
- 공매 물건의 현장 사진 — 온비드 사진은 저희 서버가 아니라 온비드에 있는 파일이라 본문에 싣지 않았습니다. 본문 사진 2장은 모두 법원경매 사건의 공개 사진입니다.
- 공고에 붙는 회차 번호의 의미 — 수집된 회차 번호는 물건별 유찰 횟수와 일치하지 않아, 오독을 피하려고 본문에서 뺐습니다.
- 체납 사유와 체납자 — 압류재산이라는 사실 외에 누가 왜 세금을 못 냈는지는 다루지 않습니다. 공개된 물건 정보만 인용했습니다.
- 두 예시 물건의 우열 — 6장의 두 물건은 서로 다른 부동산입니다. 값·입지·조건을 비교하는 근거로 쓰지 마세요. 비교한 것은 절차의 모양뿐입니다.
- "사상 최대" 같은 시계열 비교 — 저희 DB는 특정 시점의 수집분이라 과거와의 비교는 근거가 부족해 쓰지 않았습니다.
공매와 경매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같은 부동산을 파는 두 개의 창구입니다. 창구가 다르니 줄 서는 방법도, 값이 내려가는 속도도, 물건을 받아 나오는 절차도 다릅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가"보다 "이 물건은 어느 창구의 규칙을 따르는가"를 먼저 확인하면, 준비된 사람에게는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납니다.
출처
-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 — 사건 2025타경53205(안산지원) 매각물건명세서·기일내역·현장 사진 (www.courtauction.go.kr)
- 온비드(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 — 물건관리번호 2026-03266-005 공매 공고(회차별 최저입찰가·입찰 일정) (www.onbid.co.kr)
- 다원경매 데이터베이스 — 진행 물건 집계, 회차·기일 시계열, 물건 분류. 기준일 2026-08-15
- 민사집행법 제136조(부동산의 인도명령 등)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보증금의 회수) · 국세징수법 — 국가법령정보센터 (www.law.go.kr)
- 본문 사진 2장은 위 법원경매 사건의 공개 현장 사진을 다원경매가 수집·보관한 파일입니다. 인물·차량번호·문패 등 개인 식별 정보가 보이는 사진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